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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오스카다…한인 감독·배우 주요 부문 두각

작품 ‘패스트 라이브즈’ 전생 소재 문화 다양성 담아 뉴욕타임스, 작품상에 추천 셀린 송 감독·그레타 리 등 주목   배우 찰스 멜턴 ‘메이디셈버’서 섬세한 연기 “능숙하고 우아” 극찬 받아 고담 어워즈 최우수 조연상   제96회 아카데미상 후보작 발표를 앞두고 한인 감독과 배우가 주목을 받고 있다.     캐나다 출신 1.5세 한인 감독 셀린 송의 데뷔작인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는 전미비평가협회(NSFC) 작품상, 고섬어워즈 최우수 작품상을 받으며 기세를 올리고 있다. 지난 12일에는 미국제작자조합상 후보에 오르며 막판 오스카 레이스에서 힘을 얻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시상식 시즌 이전에 이미 뉴욕타임스와 엔터테인먼트 전문잡지 버라이어티 등의 호평을 받으며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지난달 5일 뉴욕타임스의 영화평론가 앨리사 윌킨슨은 유태오의 연기를 높게 평가하며 오스카 작품상 후보로 추천했다. 이틀 뒤인 7일 엔터테인먼트 전문매체 버라이어티도 이 작품을 오스카의 유력 후보로 추천하면서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선정 기준을 따라 예측한 것”이라며 주관에 의존한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개봉과 함께 독특한 소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에서 만나 어린 시절 헤어진 두 남녀가 20여 년 만에 뉴욕에서 재회하면서 시작되는 운명적인 만남에는 전생이라는 이국적인 소재가 깔려있다. 여기에 다른 문화권에서 성장한 두 사람 사이의 괴리감과 불안정한 상황, 이런 차이가 만들어내는 설렘 등을 그려내며 미국의 다양한 문화가 만들어내는 풍경을 현실감 있게 전달했다. 주연을 맡은 한인 배우 그레타 리(노라)와 한국 배우 유태오(해성)는 독특한 소재와 문화 차이를 감동적인 연기로 담아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독특하면서도 강렬한 스토리와 한국과 미국이라는 다른 세계를 하나로 묶어내는 연출력,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남우조연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부문에서 후보에 오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메이 디셈버’(May December)에 출연한 한인 배우 찰스 멜턴은 할리우드의 차세대 스타로 떠오르고 있다. 어머니가 한인인 멜턴은 토드 헤인즈 감독의 신작에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나탈리 포트먼과 줄리언 무어 사이에서 강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나이 차가 많은 커플이라는 뜻의 ‘메이 디셈버’는 1990년대 미국을 발칵 뒤집어놓았던 13세 소년과 30대 기혼 교사의 관계를 다룬 작품이다. 30대 기혼 여성인 엘리자베스가 13세 소년인 조이에게 빠져 실형을 산 뒤에도 가정을 이뤄 살고 있는 실화를 다룬 영화는 사건을 영화화하려는 그레이시가 엘리자베스의 집을 취재차 방문하면서 시작된다.     멜턴은 스토리만으로도 복잡하고 다중적인 감정이 얽혀있는 조이 역을 맡아 놀라운 연기력을 보여줬다. “환상적이고 생생한 표정 묘사를 선보인다”, “이렇게 능숙하고 우아한 연기는 처음 본다”는 호평은 받은 그는 벌써 주간지 피플이 선정한 할리우드에서 떠오르는 아시안 배우 15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넷플리스 인기 드라마 ‘리버데일’의 레지 맨틀 역으로 주목을 받은 멜턴은 ‘메이 디셈버’로 고담 어워즈 최우수 조연상 수상을 받았다. 멜턴은 고담 어워즈에서 워너 브러더스의 역대 최고 흥행작인 ‘바비’의 라이언 고슬링과 레이철 맥아담스, 제이미 폭스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조연상을 거머쥐었다.     ‘메이 디셈버’의 작품성도 멜턴의 수상 가능성을 높인다. 필터를 사용한 빛의 산란과 자유분방한 카메라 무빙, 꽃과 곤충의 인서트 쇼트, 난폭하게 편집된 음악 등 영화의 실험적인 도전은 제76회 칸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올라 뜨거운 호평을 받았고 제33회 고담 어워즈에서 각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한인 감독과 배우의 활약이 기대되는 아카데미 최종후보 명단은 오는 23일에 발표되며 시상식은 3월 10일 LA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   탈북 현장 담은 ‘비욘드…’ 장편 다큐서 주목     탈북가족 동행 생생한 현장감 주요 매체 최고 영화 등 선정     오스카 장편 다큐멘터리 부문에서는 한인이 제작하지는 않았지만, 탈북자 문제를 다룬 ‘비욘드 유토피아’(Beyond Utopia)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다큐멘터리 장편영화 부문 쇼트리스트에 오른 ‘비욘드 유토피아’는 탈북민 가족이 필사적으로 북한을 벗어나면서 겪는 고충과 애환을 담았다. 마드렌 개빈 감독은 탈북자를 지원하는 김 목사의 도움으로 2번의 탈북 과정에 직접 참여해 촬영했다. 개빈 감독은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서 얼마나 심각한 인권 침해와 유린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영화로 실상을 알려 국제적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 북한 인권 개선의 첫걸음”이라 전했다.     이 영화는 수상 경력이 화려하다. 지난해 9월 우드스톡영화제에서 최고상인 베스트 다큐멘터리상과 베스트 다큐멘터리 편집상을 받았고 올해 1월에는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에 선정됐다. 이 외에도 뉴욕타임스 비평가 선정 영화, 워싱턴포스트 선정 올해의 최고 영화 등에 선정됐다.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일본·오세아니아 담당 보좌관, 국가정보위원회(NIC) 동아시아 담당관 등을 지내며 수십 년 동안 연방정부에서 북한 관련 업무를 해온 수미 테리 전 국장은 ‘비욘드 유토피아’를 최고의 영화라고 찬사를 보냈다. 테리 전 국장은 “이 영화가 공식 후보에 오르고 상을 받게 되면 더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보게 되고 탈북민의 인권 상황을 더 잘 이해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영화가 담아낸 현장성에 오스카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대가 높아지는 대목이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아카데미 시상식 한국인들 패스트라이브즈 아카데미 시상식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선정

2024-01-17

[J네트워크]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양쯔충, 26년 전과 오늘의 여성

스멀스멀 떠오르던 기대가 현실이 됐다.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얘기다. 지난해 봄 개봉 당시 이 작품에서 삶에 찌든 세탁소 주인이자 멀티버스(다중우주)의 구원자로 열연한 양쯔충(楊紫瓊)이 여우주연상을 탈 수 있다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12일,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녀는 ‘미쉘 여(Michelle Yeoh)’ 이름으로 여우주연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오스카 역사상 첫 아시아 출신 여우주연상이다.   이날 시상식 메시지의 중심에도 여성이 있었다. “여성 여러분,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황금기가 지났다고 말하도록 놔두지 마세요! 포기하지 마세요!” 자신이 마치 이번 영화를 위해 40년 동안 긴 리허설을 한 것 같다고 밝힌 양쯔충으로서는 긴 연기생활 동안 뼈저리게 노력해 온 내공을 모든 여성과 공유한 셈이다.   올해 예순인 양쯔충은 할리우드에서 아시아계 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도 배우로서 입지가 좁아지지만 그에 더해 나이가 들수록 역할이 쪼그라드는 여배우의 현실을 절감했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번 영화 제목이 길어 ‘EEAAO’(Everything, Everywhere, All At Once)라는 약칭으로 불린다고 귀띔한 양쯔충은 당초 자신의 역할이 동료 남성 배우인 청룽(成龍)에게 갈 뻔했다고도 말했다. 그녀의 데뷔가 청룽과 함께 찍은 손목시계 광고였다니 그 인연도 묘하지만 지금까지 오기까지 다른 남성 톱배우들보다 한참 오래 걸린 셈이다.   양쯔충을 보며 26년 전 제임스 본드 영화 ‘007 네버 다이’ 홍보차 방한한 그녀를 인터뷰한 기억이 떠올랐다. 당시에도 그녀는 대단한 화제였다. 첫 중국계 본드 걸이었고 위험천만한 액션을 스스로 다 감당했다. 그때 2년 차 새내기 기자였던 기자의 눈에 35살이었던 양쯔충은 카리스마와 원숙미 자체였다. 미인대회 출신답게 타고난 몸매에 시원시원한 언행이 청중을 압도했다.   1970년대 그녀의 고향인 말레이시아 페락(Perak)주 이포(Ipoh)시에 수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건네자 그녀는 신이 나서 저녁을 함께하자고 했다. 방한 기간 여러 번 만나며 그녀의 쾌활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본받기로 했다. 양쯔충은 당시나 지금이나 자신을 끊임없이 단련하며 여성 간 유대를 강조하고 나이에 구애받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녀가 더 이상 나이 이야기를 할 필요가 없는 세상이 오길 어느새 쉰이 넘어버린 기자도 간절히 바란다. 안착히 / 글로벌협력팀장J네트워크 여우주연상 아카데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여우주연상 트로피 아카데미 시상식

2023-03-20

LA 출신 한인 감독 아카데미 회원에

지난달 28일 LA 출신 한인 앤드루 안(사진) 감독이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이 됐다.   2022년 아카데미 회원이 된 안 감독은 2023년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안 감독은 “초대 소식에 너무 감격스러웠다”며 “기존 회원인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과 김소영 감독의 지지를 받아 초청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카데미가 더 다양한 배경의 영화인들에게 수상 결정권을 주는 것은 영화계가 진보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안 감독은 ‘앤디’(2010)로 데뷔, 선댄스 영화제 주연상을 탄 ‘스파 나잇’(2017)을 감독했다. 장편 ‘드라이브웨이’(2019)는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고, 지난 달 세 번째 장편 ‘파이어 아일랜드’(2022)를 개봉했다.   올해 아카데미가 발표한 회원 초청자 397명은 여느 때보다 인종과 성별이 다양하다. 올해 초대된 회원 중 여성 영화인은 44%, 외국인은 50%, 소수 민족은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청자 모두가 회원 가입에 동의하면 아카데미 전체 회원은 여성 34%, 외국인 23%, 소수 민족 19%으로 구성된다. 외국인 구성원 중에는 봉준호, 임권택, 최민식, 배두나 등 많은 한국 영화인이 포함돼 있다. 김수연 기자아카데미 회원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 회원 감독 아카데미 아카데미 시상식

2022-07-03

아카데미 "괄목할만한 성장"…영화평론가 로저 이버트 평가

영화 평론가 로저 이버트가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이 ‘아티스트’의 역사적 수상과 함께 큰 성장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버트는 27일자 선타임스 문화섹션에서 전날 열린 제 84회 오스카와 관련 “최근 몇 년간 따분한 진행으로 곤두박질쳤지만, 올해 쇼는 괄목할만한 성장(unqualified improvement)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시상식 전부터 ‘아티스트’의 작품상 수상을 전망했던 이버트는 “1929년 이후 첫 무성영화 작품상 수상”이라며 “영화적 재미만으로 값비싼 스타들로 무장한 경쟁작들을 물리쳤고, ‘아티스트’의 수상은 헐리우드를 씽크탱크로 돌려놓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밖에 ‘비기너스’의 크리스토퍼 플러머의 남우 조연상 수상은 가장 예측하기 쉬웠으며, 3D 경쟁작들 사이 유일한 2D 작품이었던 ‘랭고’가 최고 애니메이션상을 차지한 것도 의미 있다고 분석했다. 시상식 자체에 대해서는 오스카가 가장 사랑하는 진행자답게 빌리 클리스탈이 철저한 준비로 저녁 내내 관객들을 즐겁게 해 주었고,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또 ‘아티스트’와 ‘휴고’의 영감을 받아 1920년대 할리우드를 테마로 진행됐던 점에 높은 점수를 줬다. 한편 이버트는 시상식 전 오스카의 주요 10개 부문 결과를 전망하면서 여우 주연상을 제외하고는 모든 결과를 맞춰 90%의 정확성을 보였다. 이버트는 여우 주연상으로 ‘헬프’의 비올라 데이브스를 점쳤으나 오스카는 ‘아이런 레이디’의 메릴 스트립 손을 들어줬다. 김주현 기자

2012-02-27

'올해 오스카 파티는 아시아풍'…'가버너스 볼' 7년째 프로듀서 박윤미씨

"올 해 오스카 애프터 파티의 주제는 아시아풍(Asian)입니다." 오는 22일 아카데미 시상식이 끝나고 열리는 스타들의 뒤풀이 파티인 '가버너스 볼'. 7년째 파티의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는 한인 2세 박윤미(29.사진)씨가 밝힌 파티 분위기다. "올 해는 아시아풍의 차분한 톤으로 정했어요. 동양의 선(Zen) 톤이죠. 주조색도 화려하지 않은 블루나 브라운입니다. 베이징 올림픽과 경제상황을 고려했습니다." 아시아풍은 파티장 곳곳을 장식한다. 천장은 대나무 스크린으로 벽은 폭포와 도자기로 장식한다. "가장 큰 변화는 야외 공간의 활용입니다. 아시아의 정원 개념을 도입해 디저트 스테이션과 바를 실내에서 야외로 옮깁니다." 실내 위주의 파티를 밖으로 확장시킨 것이다. 오스카 파티는 2월이지만 박 씨는 매년 5월부터 파티가 시작된다. 파티 9개월 전부터 컨셉과 스케줄 예산을 짜기 시작해 3개월 전에는 음식부터 안전 타임라인 웨이터의 동선까지 끝내야 한다. 박 씨는 파티 당일 20명의 어시스턴트를 두고 웨이터와 매니저 조명.사운드 인력까지 500명을 지휘한다. 120개 테이블에 스타들과 영화사 고위 관계자 등 손님 1500명의 즐거움과 안전을 책임진다. UC샌디에이고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한 박 씨는 디자인과 이벤트에 관심이 있었다. "이벤트 프로듀서란 직업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교육기관이 있는 것도 아니고요. (유명 이벤트 회사인) '세코이아'에 입사해 1년 만에 에미상과 오스카 파티 프로듀서를 연달아 맡았으니 운도 좋았고요." 박 씨는 2006년 '세코이아'를 그만 두고 웨스트LA에 이벤트 회사 '페드 아 페트'(Fete a Fete)를 열었다. 작년 10월엔 풀러튼에 같은 이름의 플라워샵을 냈다. 현재는 오스카 주관처인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와 계약을 맺고 트러블슈팅 책임도 맡고 있다. 돌발상황을 해결하는 업무다. "예를 들면 파티에 무단 입장하는 이들이 있어요. 웨이터 복장을 하고 음식 박스에 숨어 들어오기도 해요. 한 해 10여명 정도 있는데 침입 방법도 공부하더라고요." 동선 관리도 중요한 업무중 하나다. "유명 스타 한 명은 사진을 반드시 왼쪽에서만 찍어요. 파티장 입장 때 사진 기자들이 오른쪽에 위치했다면 순발력 있게 뒷문 입장을 유도해야죠." 박 씨는 독립 이후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태리 영화제와 '아티스트 모델 볼' 파티 배우나 감독의 결혼식 등 엔터테인먼트 이벤트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이벤트 비즈니스는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최근 5년 사이 시장규모가 부쩍 커졌어요. 기업들도 마케팅을 광고에서 이벤트로 전환하는 추세에요." 대표적인 것이 스타 마케팅. 파티에 부스를 마련해 스타들이 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스타 누가 우리 제품을 사용한다'는 방식으로 광고한다. 박 씨는 오는 6월 아트 디렉터로 데뷔한다. TV리얼리티쇼 '웨딩 데이'에서 아트 디렉터를 맡았다. 그의 꿈은 아트 디렉터로 영화로 진출하는 것. 아트 디렉터로 오스카에 이름을 올리는 날 뒤에서 파티를 준비하는 박윤미가 아니라 손님으로 즐기는 박윤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글 안유회.사진 백종춘 기자ayhe@koreadaily.com

2009-02-19

[아카데미 시상식 '관전 포인트'] 확 달라진 오스카···최고 영화는?

작품상 후보에 오르면 깜짝 흥행이 됐지만 올해는 ‘슬럼독 밀리어네어’ 한 편만 흥행 10위권에 올랐다. 그래도 오스카는 오스카. 22일 오후 5시부터 ABC를 통해 생중계되는 오스카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관전 포인트 6개를 짚는다. ◇포인트1=정말 완전히 바뀔까? "전혀 새로운 시상식이 될 것이다." 오스카를 주관하는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의 시드 가니스 회장의 장담이다. 최근 떨어지는 시청률에 맞서 완전히 다른 쇼로 만들겠다는 것. 우선 사람부터 바꿨다. 퓨로듀서는 영화 제작자 로렌스 마크와 '드림걸스'의 빌 콘돈 감독에게 맡겼다. 사회는 휴 잭먼. 코미디언 아닌 사회자는 24년 만이다. 두번째 전략은 '시청자 애태우기'. 시상자로 나설 스타들을 미리 공개하던 전통을 버렸다. 올해는 절대 비밀. 세번째는 깜짝쇼. 가니스 회장은 배우들에게 "주연상과 조연상 시상 방식이 완전히 바뀌니 조심하라"고 경고할 정도. 촬영감독.작가.작곡가도 크게 놀랄 것이라는데 봐야 알 일이다. ◇포인트2=큰 놈 둘이 충돌한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는 13개 부문 후보.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10개 부문 후보. 작품상 등에서 정면 충돌을 피할 수 없다. 인디 영화 '슬럼독…'은 빈민가 소년의 백만장자 도전기라는 극적인 내용. 관객 만족도가 높다. 반면 '벤자민…'은 브래드 피트라는 당대 최고 스타의 영화. 여기에 인생에 대한 깊은 사색까지 담았다. 현재는 골든글로브 수상 등 가속력이 붙은 '슬럼독…'이 조금 앞서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오스카가 감동의 독립 영화를 택할 지 깊이있는 메이저 영화를 택할 지 승부는 팽팽하다. ◇포인트3=스타부부 피트.졸리 동반 수상 세기의 커플 브래드 피트와 앤젤리나 졸리. 나란히 주연상 후보에 올랐다. 동반 수상이 가능할까. 절대평가를 하면 조건은 충분하다. 피트는 '벤자민…'에서 나이를 거꾸로 먹는 배역을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체인질링'의 졸리는 아이를 잃어버리고 정신병자 취급을 당하는 어머니를 열연했다. 하지만 상대평가를 하면 상황은 다르다. 피트는 숀 펜(밀크)과 컴백 키드 미키 루크(레슬러)와 대결해야 한다. 졸리도 마찬가지. 케이트 윈슬릿(책 읽어주는 남자)과 막강 연기파 메릴 스트립(다우트)과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한다. ◇포인트4=윈슬릿 5전6기 될까? '책 읽어주는 남자'에서 나찌와 관련된 어두운 과거를 가진 여자를 연기한 케이트 윈슬릿. 오스카 6번째 도전. 이번마저 실패하면 데보라 커와 셀마 리터와 더불어 오스카 사상 최다 수상 실패자라는 오명의 기록을 갖게 된다. 연기는 좋았고 기세는 거침 없다. 골든 글로브에서는 여우주연과 조연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미국배우조합상도 받았다. 남은 것은 오스카의 변덕. 여우주연상의 첫번째 관심사는 윈슬릿의 5전6기 성공여부다. ◇포인트5='나쁜 남자' 루크 돌아오다 미키 루크. '나인 앤 해프 위크'의 훈남에서 망가진 배우로 전락한지 15년. 오스카는 그의 빛나는 컴백 무대가 될 것인가. 그를 어둠 속에서 건져올린 건 '레슬러'. 딸과 화해하기 위해 중년의 몸으로 링에 오른 레슬러. 영화와 그의 인생이 하나로 겹쳐지며 찬사가 이어졌다. 문제는 컴백 뒤에도 루크의 나쁜 남자 기질엔 변함이 없다. 최근 수상식의 수상 소감에서는 거친 말이 튀어나왔다. 골든글로브 수상 때는 기르는 개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레드 카펫에서 담배를 피워대기도 했다. 돌아왔지만 여전히 '나쁜 남자'인 루크를 과연 오스카는 받아들일 것인가. ◇포인트6=스타들의 패션 좋았던 옛날로 올해 스타들의 오스카 패션 키워드는 글래머와 우아함. 그레이스 켈리 시대의 할리우드로 돌아간다. 차콜 그레이와 화이트 검은색이 대세. 보석도 크고 화려한 것은 사라지고 작고 덜 튀는 것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안유회 기자

2009-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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